최근 몇 년 사이 ‘퇴사 후 귀촌’이라는 키워드가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삶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전원생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계와 자립을 이뤄내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그 이유는 귀촌 이후의 생계 수단이 막연하거나, 농업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과 수익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 창업은 청년 귀촌의 성공 가능성을 현실화시켜주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 IT 직장인으로 근무하던 박도현 씨는 2023년 퇴사를 결심하고 강원도 평창으로 귀촌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단 1인 운영,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팜을 구축하여 월 400만 원 이상의 안정적 수익을 확보했다.
이 글에서는 박 씨의 퇴사부터 귀촌, 스마트팜 창업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어떤 준비와 실행 전략이 1인 청년 농부로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시행착오와 극복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해본다.
퇴사 후의 선택 – 귀촌과 스마트팜 창업을 결심한 이유
박도현 씨는 서울의 중견 IT 기업에서 UI/UX 디자이너로 5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반복된 야근과 메타버스 프로젝트의 구조조정 이후, 그는 빠르게 퇴사 결정을 내렸다. 처음엔 프리랜서 전환을 고려했지만, 도시에서의 삶 자체에 대한 피로가 컸고, 그는 보다 근본적인 삶의 방식 전환을 꿈꾸게 되었다.
귀촌을 결심한 후에도 그는 ‘무작정 농사’보다는 기술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찾았다. 우연히 접한 스마트팜 창업 사례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본인의 IT 기술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의 지원 사업을 조사하며,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에 신청했고, 강원도 평창군의 귀촌 시범마을에 입주해 주거와 농장 공간을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스마트팜 관련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며 수경재배 시스템, 자동화 제어, IoT 센서 활용법을 집중적으로 익혔다.
스마트팜 창업은 그에게 단지 먹고사는 수단이 아닌, 퇴사 이후의 삶을 재설계하는 도구였다.
1인 스마트팜 창업 시스템 구성과 초기 자본 활용 전략
박 씨는 총 1,200만 원의 초기 창업 자금 중 절반 이상을 자동화 설비에 투자했다. 귀촌한 지역에는 기존 비닐하우스를 활용할 수 있었고, 그는 내부에 4단 수직 수경재배 선반, 자동 급액 시스템, 온습도 조절 장비, LED 생장등, 그리고 센서 제어 시스템을 설치했다.
제어 시스템은 아두이노와 라즈베리파이를 조합한 자체 설계 방식으로 구성됐고, 온도, 습도, CO₂, pH, EC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자동으로 농장 환경을 조정하도록 설정되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앱과도 연동되어,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급수, 조명, 환기 시스템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박 씨는 하루 평균 1.5시간 이하의 노동으로 전체 농장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실현했다.
중고 기자재를 활용하고, 직접 시스템을 코딩하고 조립함으로써, 초기 자본 대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는 “돈이 적다면 기술로 때워야 한다”는 철학으로 접근했으며, 이것이 1인 스마트팜 창업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수익 구조와 유통 전략 – 1인 농장의 현실적 운영
박도현 씨는 상추, 케일, 루꼴라 등 엽채류를 중심으로 수경재배를 시작했다. 월 2회 작기 회전이 가능했고, 선반당 200포기 기준으로 월 800~1,000포기의 작물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었다.
그는 지역 내 카페와 샐러드 전문점, 비건 샵을 중심으로 납품처를 개척했고, ‘무농약 스마트 수경재배 채소’라는 키워드로 인스타그램 광고와 블로그를 활용해 SNS 기반 구독 고객을 100명 이상 확보했다.
월 평균 매출은 550만 원 수준이며, 자가 배송과 소형 박스 포장 시스템을 도입해 유통비를 절감하고, 브랜드 인지도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순수익 기준으로는 월 350~400만 원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1인 운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노동 대비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구조로 평가된다.
그는 “스마트팜 창업은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유통 구조를 이해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생육 예측으로 폐기율을 줄이고, 정기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수익 안정화의 핵심이었다.
시행착오와 향후 계획 – 1인 스마트팜의 확장 가능성
처음부터 모든 것이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에는 양액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조절돼 작물 고사율이 30%를 넘기도 했고, 센서 간 신호 간섭으로 인해 자동화 시스템이 오작동하기도 했다.
박 씨는 매일 데이터 기록을 정리하고, 문제 발생 시 원인 분석을 문서화해 시스템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그는 “기술 창업은 오류를 줄이는 싸움”이라고 정의한다.
2025년 현재, 그는 자신의 농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소형 스마트팜 DIY 키트’ 제작과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도 함께 진행 중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초보 귀농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팜 구축 코스를 런칭했으며, 부가 수익 또한 월 100만 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내 청년들과 협업해 공동 유통망을 구축하고, 농장 데이터를 활용한 생장 알고리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 목표다. 그는 단순한 농업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을 기술로 설계하는 청년 창업가로 스스로를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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