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창업

한 번 쓴 양액 다시 쓰는 똑똑한 스마트팜, 물·비료 아끼는 순환 운영법

adeessrr88 2025. 7. 31. 10:19

스마트팜에서 수경재배를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양액(물에 비료를 탄 영양수)을 얼마나 자주 바꾸고, 얼마나 많이 버려야 하느냐는 문제다.
처음에는 작물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양액을 교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매번 많은 양의 물과 비료가 버려지고, 시간이 지나면 운영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1인 창업자나 소규모 정기배송 스마트팜의 경우, 양액 폐기량이 늘수록 물값, 비료값, 시간, 노동력까지 손해를 보게 된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수백 리터의 양액을 버리고 새로 만드는 과정이 작게는 수만 원, 크게는 수십만 원의 비용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한 번 사용한 양액을 다시 활용해 물과 비료를 절약하고, 나아가 스마트팜 운영비까지 줄이는 실전 사례와 그 방법을 소개한다.
복잡한 장비 없이도 실현 가능한 ‘순환형 양액 관리법’을 통해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똑똑한 스마트팜

양액을 다시 쓰는 게 정말 가능한가요? – 기본 원리부터 이해하기

처음 수경재배를 접하는 창업자들은 “양액은 쓰고 버려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액 속 일부 영양분은 작물이 다 사용하지 않고 남기기도 한다.
이 남은 양액은 ‘버려야 할 폐기물’이 아니라,
조건만 맞추면 다시 희석하거나 보충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예를 들어, 바질이나 루꼴라 같은 잎채소를 재배하는 경우
양액을 2~3주 사용하고도 EC(전기전도도) 수치가 기준 범위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새 양액을 만드는 대신, 기존 양액의 수치를 측정한 후
부족한 영양소만 보충해주면 완전히 새로 교체하지 않아도 작물이 충분히 잘 자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조건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측정 후, 기준에 맞게 조절해서 쓰는 것이다.
수경재배용 EC/pH 측정기만 있으면 누구나 양액 상태를 확인하고, 보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즉, 다시 쓰는 양액은 무조건 오래된 물이 아니라,
다시 점검하고, 필요한 만큼만 보충한 ‘맞춤형 양액’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폐양액을 순환시켜서 실제로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한 달 기준으로 약 10평 규모의 스마트팜에서 상추·청경채·바질 등을 수경재배한다고 가정하자.
이 농장에서 매주 한 번씩 양액을 전부 교체하면, 매월 약 1,000리터의 양액이 폐기되고,
비료와 물값으로 약 7~1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양의 양액을 2주에 한 번으로 교체 주기를 늘리고,
중간에 측정한 수치를 바탕으로 일부 희석하거나 영양소만 보충한다면
40~50% 수준의 운영비 절감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실제 한 스마트팜 운영자는 버려지는 양액을 모아 EC 수치가 높을 경우 물을 더 넣고,
pH가 낮을 경우 베이킹소다 또는 칼슘제를 아주 소량 추가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양액의 절반 이상을 재사용하고 있다.
이 결과 한 달 운영비가 6만 원 이상 줄었고, 양액 교체에 쓰이던 시간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처럼 폐양액을 다시 쓰는 순환 시스템은 수익률이 크지 않은 초기 스마트팜 창업자에게 실제로 체감되는 운영비 절감 효과를 준다.

폐양액의 새로운 활용처 – 세척수, 퇴비수, 식물 영양수

양액을 반드시 재배에만 다시 써야 할 필요는 없다.
작물 재배에 더는 사용하지 않는 양액도 다른 용도로 충분히 쓸 수 있다.

가장 쉬운 예가 작물 수확 후 잎 세척이다.
양액을 폐기하기 전에 식용 불가 잎을 정리하거나,
포장 전 마지막 세척 작업에 사용하면 세척수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바닥 청소나 외부 비가림 시설 정비에도 쓸 수 있어, 물 사용량 자체가 줄어든다.

또 한 가지 유용한 방법은 퇴비수 희석용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팜 내에서 퇴비를 만들거나 작물 잔재를 발효 처리하는 경우,
폐양액을 1:3 또는 1:4 비율로 희석하여 뿌리면
퇴비화 속도를 높이고 미생물 활동을 돕는 데 효과적이다.

일부 양액은 화초·관엽식물용 액비로 소포장해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내 작물에서 나온 식물 영양수”라는 감성적 포지셔닝을 통해
SNS, 카카오톡 채널, 마켓컬리 스타일의 친환경 온라인샵에서
소용량(300ml~500ml) 제품으로 구성해 판매 가능성이 있다.

결국 폐양액은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세척수·퇴비수·상품화 가능 자원으로 연결되는 순환 고리가 될 수 있다.

순환 양액 시스템이 곧 브랜드의 신뢰가 된다

폐양액 순환은 단지 비용을 아끼는 기술이 아니다.
이 구조를 제대로 구축하고 고객과 공유하면 “버리지 않는 농장”이라는 친환경 브랜드 스토리가 된다.

정기배송 스마트팜이라면 매월 배송박스에 작은 메시지 카드 하나를 추가할 수 있다.
예를들어, “이번 달에도 ○○ 작물을 키운 물 중 80%는 지난 달 양액을 정제·보완해 다시 사용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며 자라는 채소,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한 줄 메시지가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감성을 연결한다.
실제로 후기에서 “환경 생각하는 농장이라 믿음 간다”는 평이 늘어난 스마트팜도 있다.

또한 폐양액 관리 노하우는 ‘제로웨이스트 농장 운영법’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 글, 강의 콘텐츠, SNS 콘텐츠로 2차 확장도 가능하다.
하나의 기술이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신뢰를 만들고, 신뢰가 단골을 만드는 순환이 시작된다.

 

폐양액, 아깝게 버릴 필요 없다

한 번 쓴 양액을 다시 쓰는 건 어렵지 않다.
측정기로 상태만 확인하고,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거나 희석하면 물과 비료를 절약하면서도 작물은 충분히 건강하게 자란다.

폐양액은 그냥 버려지는 폐수가 아니라 세척수, 퇴비수, 영양수, 그리고 브랜드 신뢰까지 만들어주는 자산이다.
이 자산을 잘 활용하면, 초기 창업자도 매달 운영비를 줄이면서 지속 가능한 농장을 운영할 수 있다.

버리지 않는 운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당신의 스마트팜도 오늘부터, 양액을 한 번 더 생각하는 루틴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